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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나도 중도-미니멀리스트Minimalist에 도전!Bookmark 2016. 1. 2. 16:39728x90
(출처; EBS1 하나뿐인 지구. 물건 다이어트 편. 캡쳐화면)
무엇을 버려야 하나?
4평 남짓한 내 방을 돌아다니며 낯선 시선으로 내방의 물건들을 쳐다보았다. 버려야 한다고 마음을 먹으니까 물건과의 애틋한 과거가 생각난다. 책상 밑에 한 박스를 꽉 채운 수학 참고서를 보며 대학 입시를 준비했던 때를 떠올렸다. 시선을 옮겨서 책상 왼편에 놓여져 있는 책꽂이 빈틈을 자리하고 있는 초보 피아노 교본들을 보며 '저건 안돼' 고개를 내젓는다. 지금 바이엘을 연주할 일은 없겠지만 막상 쉽게 버릴 수 없다. 오동통한 어린 손으로 피아노 학원을 갔던 시절을 버리는 기분이 들어서다. 같은 이유로 내 방에는 수많은 책들이 있다. 대단한 애서가라서가 아니라 하나둘씩 모으다 보니까 책과 잡지와 신문이 가득해졌다. 그래, 오늘은 일단 신문이다. 방 한 구석에 탑을 쌓는 신문은 비교적 쉽게 버려진다. 왜 저걸 나중에 다 읽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새해 미니멀리스트로 시작하기
'미니멀리스트'라는 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건 EBS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였다. 이 '물건 다이어트'라는 동영상에서 나는 미니멀리스트 사사키 후미오를 만났다.
관련링크; (http://www.ebs.co.kr/tv/show?prodId=439&lectId=10416255)
원룸 정도 되는 크기의 그의 방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다. 최소한의 물건을 통해 삶을 사는데도 그는 누구보다 삶을 충만하게 꾸리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런 삶의 방식을 동경해왔던 것 같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으며 쉽게 실천할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단출하게 사는 그가 멋있었다. 사사키 후미오가 소개하는 미니멀리스트는 세속의 스님 버전 같다. 그도 원래 작은 추억이 담긴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는, 남이 정성스레 쓴 메모조차 보관하는, 멕시멈이스트라고 하니 그의 변화 과정이 궁금했다. 어떻게 그는 미니멀리스트가 되었을까.
(오랜만에 책 인증샷!)<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지음 / 김윤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이러한 호기심으로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책을 읽었다. 출판사 편집부에서 일하는 저자의 글 솜씨도 좋다. 단순히 실용서로만 읽히지 않는다. 이 책에는 미니멀리스트의 기원에서부터 이것이 일본에서 조용히 번져가고 있는 사회문화적 배경, 미니멀리스트로 거듭나기 위한 소소한 방법들 그리고 이런 삶의 방식으로부터 얻게된 저자의 깨달음도 있다.
이 책은 내게 운명적이다. 내가 만나고 싶고,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소개되어 있다. 언제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는 삶. 여행하듯이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말이다. 이토 고타라는 젊은이는 배낭여행에 정말 필요한 물건만 넣고서 세계여행을 하며 음악을 만든다. 4년간의 고민끝에 알짜배기의 물건들을 엄선해서 가방에 넣고 다닌다. 그의 가방 속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소이어Sawyer 미니 이동식 정수기다. (오지에서도 이것만 있으면 물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저자가 출가외인처럼 대단한 결심을 하고서 물건들을 버리게 된 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익숙함이라는 기질 때문에 물건을 끊임없이 사지만, 그에 비례해서 자신의 삶은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의 알량한 가치를 물건으로 메우려고 하는 것에 대한 반성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물건을 잘 버릴 수 있는 사람이 원래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는 버리기 비법들을 이 책에 적어 놓는다. 55개의 기술들이 있다. "싸다고 사지말고 공짜라고 받지마라"(p.146) "아직도 (물건에게) 설레는지 확인하라(p.122)" "버릴 때 창조적이 되지 마라(물건을 버릴 핑계를 찾지 말라는 뜻)(p.119)"등이다.행복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이는 상투적인 말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이 대단한 관점을 얻기까지 노력하지 않았다. 저자는 물건들에게 집착하지 않는 삶의 태도,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매일매일 되물었다. 그 결과로 지금 대단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 그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의 한 찰나에 온전히 집중하고, 모든 감사의 결과로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 사람이 내가 좋아하든, 싫어하든 관계치 않고 말이다. 그는 매일매일 범사에 감사하는 사람이 되었다. 저자의 글을 읽어보면 이것이 어떤 엄격한 룰을 통해서 얻은 통찰이 아니라 끊임없이 버리기의 실천을 통해서 얻게된 감정이다. 이 모두 매일매일 미니멀리스트의 생활을 유지하게 되어서 오게 된 것이라고 하니 놀랍고, 나도 올해의 생활의 방향으로 삼아보고 싶어졌다.2016년 1월 3일. 옷장 밑에 쳐박아둔 두 개의 옛날 옷과 더 이상 신지 않는 신발을 버리다.오늘의 첫 걸음이다. 앞으로 내 SNS에 하나하나씩 올려야 겠다. (이렇게 하면 작심삼일이 되지 않겠지?)'Bookmark'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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