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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일상Bookmark 2020. 4. 8. 18:02
미디어를 끼고 사는 삶을 산다. 특히, 넷플릭스. 영어공부한다는 핑계로 구독하였는데, 넷플릭스 컨텐츠를 들여다보지 않으면 이 무료한 일상이 좀체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자주 본다. 그럼에도, 그 화려하고 대단한 이야기들을 품은 영상이 어느 순간 내게 아무런 의미를 주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책을 읽는다. 책을 달콤하게 읽는 순간이 잦아졌다. 고미숙씨의 를 완독하고 무슨 책을 읽을까, 리뷰 영상들을 기웃거렸다. 요조와 임경선의 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보다 15년정도 더 먼저 산 언니들의 이야기. 코로나 시대의 낯선 만남들은 감염 우려로 공포로 다가왔는데, 이 책의 우정 이야기에 기대서 낯선 마주침을 대리만족하고 싶었다. 평소 같으면 대형서점으로 향했을 것이다. 광화문 교보문고. 평소 같으면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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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2. 비수기의 전문가들Bookmark 2017. 1. 22. 21:17
#2. 비수기의 전문가들 (김한민, 워크룸프레스, 2016) 서울에 집 하나, 구체적으로 아빠 사는 집 옆에. 같이 사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고. 그게 결혼이라는 제도에 묶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애도 낳고 싶은. 이 모든 걸 서울에서 해야 하니까 소박하다고 할 수 없는 꿈. 좁다란 곳에서 복작복작, 고시원이나 원룸에서 살 수는 없으니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일단 돈을 벌어야 한다. 무모한 청춘의 꿈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일단 돈을 벌어서 이루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이 책의 화자에게, "그게 무슨 의미가 있어?" 질문지를 받았는데 답을 못 찾아서 혼란스러웠다. "그래야만 하니까"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생존이야" 현재 내 삶을 추동시키는 동기가 되는 것인데 책은 불편하게 내게 묻고 있었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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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쇼코의 미소Bookmark 2017. 1. 21. 17:49
# 1권 / 70권 시간이 되는 대로 꾸준히 읽기. 지금 내 처지에서는 인간과 사회에 대해서 내밀하게 알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올해 70권 정도의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한 달에 5권 정도의 책을 읽는 것. 남는 시간에 정신을 놓고 놀지 않는다면 가능한 목표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최은영, 문학동네) 이 이야기는 쇼코, 주인공 '나', 나의 할아버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쇼코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 여자아이이며,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잠깐 방문했을 때 '나'와 '할아버지'와 연이 생긴 아이다. 쇼코를 묘사한 문장을 읽으며 나와 정반대에 있는 인물이라고 느꼈다. 여리여리하고 몸과 창백한 얼굴에 어딘가 사연이 있어보이는 표정을 지니는 쇼코.('실핏줄이 다 비쳐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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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를 소설로 만나고Bookmark 2016. 8. 10. 16:13
본방사수하는 드라마였다. '드덕'까지는 아니지만, 매주 주말을 마무리할 수 있는 드라마였다. 금,토요일 여름밤에 이렇게 따뜻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어서 매회 노희경 작가님에게 감사했다. 70분이 3분 같은 드라마는 내가 감히 접할 수 없는 노년의 삶을 느끼게 해준다. 는 한국에 살고 있는 노인들을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다뤄준다. 점점 많아지고 있는 노인들은 이야기에서 주변부에 놓이거나 다큐에서나 무거운 주제로 다뤄지곤 했었다. 물론 의 노인들이 대다수의 노인들보다 경제적인 면, 사회적인 면에서 상향평준화된 삶을 살고 있지만, 그들이 겪는 고민이나 삶의 무게는 보통 사람들과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한다. 드라마에는 총 8명의 노인의 삶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게 보는 인물은 문정아(나문희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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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 클로징> (프런티어, 강혜정.이고운 지음)Bookmark 2016. 7. 21. 12:16
뻔한 말이 듣고 싶을 때가 있다. 그 말을 듣고 내 억압된 감정의 둑을 열어 눈물이든 서러움이든 좌절감이든 내보내고 싶을 때. 하지만 사람들은 쉽게 그 '뻔한 말'을 들려주지 않는다. 을 쓴 라디오 작가들은 그 능력을 지녔다. 흔한 말을 아름답게 여러 방식으로 들려줄 수 있는 능력. 친구에게, 부모님에게 위로받고 싶을 때 펼친다. '괜찮아' '조금 더' '조금만 더 쉬어도 돼'. 쪽번호가 표시되어 있는 곳에 함께 있는 수록곡과 함께 이 책을 들으면 더 깊게 위로받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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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Bookmark 2016. 6. 13. 21:06
"2026, 서울의 1-2인 가구의 비율 60%"5월 초에 강연에서 들었던 말이다.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중요한 지표중에 하나라며 인구학자 조영태가 꼽아준 키워드다. 그는 이런 가구 형태 뿐만이 아니라 연령이라는 요소를 따져야 한다고 보았는데, 1-2인 가구의 비율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1인 가구 비율 대비 65%에 달한다고 했다. 성인이 되고 일정한 나이가 되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야 전형적인 가족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통념은 변하고 있었다. 사람들은 여러가지 이유들로 홀로 살기를 택하고 있다. 당당하게 "나혼자 산다" 사람들이 늘어나는 사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좋은 책인지는 일찍이 알고 있었지만, 계기가 되지 않아 읽지 못했던 책 (노명우, 사월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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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고백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Bookmark 2016. 5. 23. 16:47
자신에게 가장 큰 선물을 주는 것 중에 하나는, '반성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반성하는 것은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준다. 또 실패한 것들에 대해서 연민하거나 합리화하지 않고 좀 더 나은 나로 나아가게 하는 힘도 준다. 하지만, 반성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래도, 나는 이러이러했잖아. 이해해줄만하지 않나." 반성의 문장이 속이 쓰리게 하니까 재빠르게 합리화의 과정을 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합리화의 문장은 나를 취하게 할 뿐 변화로 이끌지 못하게 한다. 나의 변화는 반성의 힘으로부터 올 수 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마주친 문장이다. 스테판 츠바이크는 세상에 자신을 털어놓을 때 고백의 의지보다는 수치심에 대한 통제가 더 결정적이라고 본다. 그러니까, 우리 자신을 있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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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미래(The Art of Immersion)> 메모한 문장들Bookmark 2016. 5. 16. 14:13
2016. 5. 5. (프랭크 로즈 지음, 최완규 옮김, 2011)를 읽었다. 요즘 사람들은 즐겁다. 어디서나 끊임없이 재미있는 동영상들과 책과 음악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콘텐츠 제작자는 이미 경쟁자가 넘치는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치열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은 콘텐츠들은 어떤 특성을 지니고 있을까? 그 궁금증을 해소하고 싶어 펼쳤던 책이다. 먼저 책을 읽으면서 아쉬움이 많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번역서의 한계가 뚜렷하게 보이는 책이였다. 문장 간의 매끄러운 이음새가 부족해보이는 부분이 많았다. 활자 안에 갇힌 메시지를 읽어내기 위해 몇 번이나 문장을 뒤로 넘기해서 읽었다. (독해력이 우수하지 못한 나로서는 힘들었다ㅠㅠ) 그럼에도, 몇몇 기억하고 싶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