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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선사회,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4> 강준만 지음.Bookmark 2015. 12. 21. 21:40728x90
야당분열 그리고 독선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을 위해
내가 하는 방식만이 진리라는 확신이 빚어낸 분열. 야당의 분열을 보고서 더러는 그런 평을 내린다. 당의 주류세력이나 비주류 세력들은 자신의 방식만이 당의 혁신 그리고 나아가 정치 개혁을 이뤄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하지만, 그것은 어떤 '똑똑함'이라기 보다는 독선에 가깝다. 더 큰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타협하지 않기 때문이다. 강준만의 시각에서 이것은 진보 정치권만의 문제만은 아니다. 거시적으로 이런 '독선 사회'가 '다름'을 인정하지 않았던 한국 특유의 사회문화적 동질성이 만든 것이라고 말한다.과거에는 이것이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하는데 기여했다. 이것만이, 이길만이 성공이고 행복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미친듯이 일하고 공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신적인 영역에서는 재앙이다. 서로의 다름은 진정으로 이해하지 않기 때문에 평화로운 공존이 불가능하다. 저자 또한 10년동안 독선적인 글쓰기를 하다가 큰 깨달음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것을 계기로 양 극단을 위한 글쓰기가 아니라 중간 지대를 넓힐 목적으로 글을 쓰고 있다고 했다. '세상을 꿰뚫는 50가지의 이론' 시리즈가 그 고민의 산물이다. 1
(네이버 검색창 캡쳐; http://book.naver.com/search/search.nhn?sm=sta_hty.book&sug=&where=nexearch&query=%EB%8F%85%EC%84%A0%EC%82%AC%ED%9A%8C)
저자는 50개의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각자의 질문을 방대한 지식으로 답하려고 한다. (각주 페이지가 24page나 된다!) 5개의 질문이 파트를 이루며, 각 파트의 소제목은 다음과 같다.
'언어의 신비와 함정', '콤플렉스와 독재', '증후군 또는 신드롬', '지능과 고정관념', '능력과 경쟁', '우연과 확률', '공동체와 다양성', '소수와 다수', '공포,분노,충동', '위험과 재난'
흠?
전방위적으로 글쓰기를 왕성하게 하고 있는 저자의 글을 보자면, 이 책 또한 재미있는 상식들이 참 많아서 좋다. 더러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이 어딘가 시원하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세상사의 궁금증에 대해 짧은 글로 풀어야 하는 한계일 것이다. 질문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도와준다기 보다는, 짧은 글에서 이 질문에 대해서 독자는 자신이 알고 있었던 것에서 고개를 약간 갸우뚱 하게 만들어준다. 흠?
50개의 질문 중에서 재미있는 것을 꼽아보자면,
03(page 42) 왜 페미니스트는 일부 남성들의 적이 되었는가? 는 '본질주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본질주의Essentialism이란 무엇이 되는 데 그것이 없으면 안 되는 무엇을 규정하는 근본적인 속성이 있다고 보는 관점이다. 과거 페미니즘에서 본질주의는 "여성과 남성의 정체성이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고정되어' 있거나 '결정되어' 있다고 보는 전통적인 생각을 말한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의 한국의 페미니즘은 본질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최근에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에서 비판자들이 이야기하는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확실치 않을 정도로 본질이 규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논의를 본질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보다는 각 사안별 질적 분석과 비평, 비판에 임해야 할 때라고 저자는 보고 있다.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이라고 사족을 붙이는 나를 느껴본 적이 있다. 나 또한 이유없는 페미니스트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기에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그러다 문득 '페미니스트'는 무엇일까? 라고 자문한적이 있다. 관련 서적들을 조금만 들어다보아도 페미니스트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네이버 국어사전은 아직도,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라고 두번째 뜻으로 적어놓고 있다! 정말 무식하다) 단순히 여권 신장, 남녀평등만을 죽어라 주장하는 집단이 아니였던 건 소책자만 찾아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 후로 '페미니스트'라는 말을 청자의 왜곡을 위해서 쓰지 않았을 뿐이지 내 안에서는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이 조금씩 자라났다.
14(page 104) 왜 한국의 가족주의를 '파시즘'이라고 하는가? 는 빈 둥지 신드롬에서 바라본다. 빈 둥지 신드롬은 공소증후군이라고도 하는 자녀들이 독립을 하는 시기에 부모가 느끼는 슬픔을 의미한다. 주 양육자의 역할을 하는 여성에게서 주로 많이 나타나고, 아빠라고 해서 이런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게 유럽, 미국의 문화를 동경하는 나도 정작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고 엄마둥지 한 켠에 아빠 모이를 먹으며 살고 있다...) 빈곤한 노후를 맞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집 나갔다가 부메랑처럼 돌아온 자식들을 매몰차게 대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심정상 그러지 못한다. "못 먹어도 자식 교육비는 대줘야 한다"는 의식이 밑바닥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파시즘'을 언급하는데, 왜 파시즘인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것 같다.
26(page 182) 왜 우연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짓는가? 세렌디피티Serendipity세렌디피티는 참 기분 좋은 단어다. "뜻밖의 발견(을 하는 능력), 의도하지 않은 발견, 운 좋게 발견한 것"을 뜻하는 단어다. 연구자들도 이 단어에 매혹되었나보다. 과학에서 뿐만 아니라 역사에서도 세렌디피티를 이야기한다. 역사가 돈 리트너는 "역사는 타이밍, 인맥, 환경, 그리고 세렌디피티가 어우러져 만들어진다"고 했다. 나에게도 세렌디피티가 오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서는 경로나 목적지를 미리 정하지 않고 우연하게 방위를 잃어버리라고 말한다. 열린 감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특별한 영감이 찾아온다는 것이다. 호기심에 찬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지만, 때로는 열린마음으로 그대로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머리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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