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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최정상에 서있는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IT 거인들>
    Bookmark 2016. 2. 17.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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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눈뜨자마자 Facebook을 켜는 게 일이다. 생각해보니 어제 자기 전까지 Facebook에 있었다. 아침에 하는 일은 잠을 좀 깰 생각으로 Facebook으로 팔로워들의 주요 뉴스들을 확인하는 것이다. 팔로워한 기자나 PD들이 공유한 기사들을 보며 주요 이슈들을 확인한다. 네이버의 수많은 기사들보다 그들이 공유한 기사들이 질이 높다고 생각해 그것들을 먼저 읽는다. 기사의 빼곡한 활자에 지칠 참이면 인스타그램을 열어 지인과 유명인들의 사진들을 눈요기하면서 쉰다. 먹음직한 음식들과 감성 담긴 커피잔,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들을 보며 한껏 부러워한다. 사람들은 참 잘 먹고 잘 놀고 사는 구나. 여건이 안돼 가지 못하는 대자연의 풍경들을 사진으로 대리만족하는 쾌감도 있다. 그러다 손가락으로 사진들을 밀어내다가 같이 공유하고 싶은 사진들을 발견하면 화면을 캡쳐해 카톡으로 친구들에게 전송한다. SNS는 이미 나의 일상에 깊숙히 스며든 일상이다. 불특정 다수의 인정을 갈구하는 욕망에서든, 사람들의 트렌드를 읽고 싶은 바람에서든, 타인의 일상을 훔쳐보고 싶은 마음에서든.




      우리가 자신의 일상을 전시하며 SNS을 즐길 때, 이 공간을 만든 사람은 돈을 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플랫폼을 방문할수록 그 회사는 더 부유해진다. 생각해보면 2010년, 내가 대학교 1학년 때만해도 이렇게 SNS가 우리의 일부가 되어있지 않았다. 스티븐 잡스가 만든 아이폰의 등장으로 스마트폰이 널리 퍼지기 시작한 때가 2009년 하반기였으니까 말이다. 그렇다면 5~6년이라는 기간 사이에 모바일 혁명의 변화를 읽고 기회를 포착해 사업화에 성공한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IT 거인들>(김환표, 인물과사상사, 2016) 에는 이러한 공간들을 만든 창업자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있다. 인스타그램의 창업자 케빈 시스트롬, 아마존의 CEO 제프 베저스, 알리바바 그룹 회장 마윈….




    자신에 대한 확신, 사람들을 매혹하는 이야기, 강력한 추진력

      지금 IT 업계를 이끌고 있는 수장들에게는 3가지 공통점이 보인다. 첫째, 그들은 사업 아이디어에 대한 자신들의 확신이 있었다. 그들 모두가 경영나 IT를 전공한 것이 아님에도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런 믿음이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이것은 분명히 사람들이 원하고 있고, 돈이 될 수 있어!" 그들은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그것에 대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 굳게 믿었다. 인스타그램을 창업한 시스트롬은 사람들이 SNS에서 실제보다 더 예쁜 사진들을 업로드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했다. 1995년에 인터넷을 처음 접하게 된 알리바바 마윈은 인터넷이 인간의 삶을 크게 바꿀 기회라고 생각했고 인터넷으로 무언가를 하고자 결심했다. 

      하지만, 아이디어의 실현이 처음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중국 전자 상거래 시장을 꽉잡고 있는 마윈은 사업의 결심을 굳혔을 때 인터넷에 대해 문외한이였던 영어 강사였다. 초기에 에어비엔비 아이디어를 떠올린 두 명도 프로그래밍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던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들이었다. 공유 택시 어플리케이션 앱 우버를 창업해 큰 성공을 거둔 캘러릭도 이전에 수없이 사업에 실패했었다.

      이들에게는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들이 제시하는 가치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을 끌어모았다. 투자자들과 실력있는 전문가들이 모여드는 인력(引力)이 그들에게 있는 듯하다. 책에 생략된 만남에 대해 자세한 과정들이 궁금해진다. 현재 애플을 이끌고 있는 팀쿡은 스티브 잡스를 만난지 5분만에 입사를 결정한다. 애플의 실적이 좋지 않았을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지금은 190개국의 현지인의 숙소와 여행객을 연결해주는 에어비엔비는 적당한 투자자들을 찾지 못해 창업자는 여러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했다. 대선 시즌에 맞춰 시리얼 세트를 팔아 생활고를 해결했던 창업자들의 아이디어와 끈기에 감동해 실리콘 밸리의 유명한 투자자 폴 그레이엄은 그들의 회사에 투자한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사업을 하며 수많은 문제들을 만나지만 강력한 추진력을 통해 위기를 돌파해갔다. 위험을 적으로만 생각하는 나로서는 배워야할 자세라고 생각했다. 비디오 시청 습관을 바꿔놓았다는 점에서 파괴적 혁신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넷플릭스의 CEO 헤이스팅스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서 탁월했다. '사람들은 연체료를 내기 싫어한다'라는 작은 생각해 월 정액제 DVD 대여 회사로 큰 성공을 거둔 뒤에도 이어지는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한다. DVD시장에서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으로 그리고 지금은 콘텐츠 사업에까지 민첩하게 회사의 전략 아이템을 바꾼다. 넷플릭스가 DVD 사업에만 안주했더라면 최근 우리나라에 진출한 모습을 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사양산업과 트렌드 사업의 변화를 인식하고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는 20대 시절 계속되는 사업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 현재의 넷플릭스를 만드는데, 이러한 자신의 성공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젊은 시절 아프리카에서 돈 몇푼으로 히치하이킹을 하면서 위험의 종류를 구별하는 법을 배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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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 거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영웅담을 듣는 것처럼 흥미진진했다. 현재 우리 삶과 밀접한 글로벌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몰입이 쉽기도 했다. 어떻게 이렇게 큰 꿈을 꾸고 살까. 자신의 인생을 걸고 사업을 하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자기를 믿고 따라오는 전문가들의 기대에 자신이 부응하지 못할까봐 두려워한 적은 없었을까. 해피엔딩을 예상하고 본 이야기들이기에 긴장감은 덜했지만 담대한 꿈 뒤에 행간에 숨겨진 인간적인 면모들이 궁금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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